언론보도

[더피알] 포털에 왜 ‘맛없는 집’ 정보는 없나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7-06-28 | 275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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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도 청산해야 할 ‘적폐’ 있다에 이어...

[더피알=서영길 기자] 임시조치 조항이 지나치게 권리침해 부분에만 치우치다보니 막상 글을 올린 게시자의 ‘방어권’은 인정되지 않고 묵살 당해왔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있었다. 실제로 현행법에는 임시조치로 게시물이 차단되면 글쓴이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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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인터넷 사업자에게 관련 서류를 첨부해 소명서를 작성, 블라인드 해제 요청을 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요청만 하면 바로 시행되는 임시조치와 달리 이를 해제해 달라는 요청은 30일이 지나서야 효력이 발생한다. 즉 블라인드 처리된 후 30일이 지나야 자신의 글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30일로 기한을 둔 이 부분도 문제다. 관련법에선 ‘30일 이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인터넷 사업자들이 이 기간을 꽉 채운 후 블라인드 조치를 풀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포털 관계자는 “법적으로 30일 이내라고 돼 있으니 임시조치 기간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기존 방식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시각각 빠르게 바뀌는 인터넷 환경에서 약 한 달이라는 기간은 어떤 게시물이든 시의성 면에서 생명력을 다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시사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 작가는 온라인에서의 이런 정보 불균형화를 빗대 ‘맛집 정보는 있는데, 맛없는 집 정보는 왜 없을까?’라고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사실상 임시조치와 관련된 법 개정 움직임은 이 법이 시행되면서부터 있어왔다. 당시에도 임시조치는 누리꾼들의 입에 재갈을 물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심지어 임기 내내 불통 논란이 일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실행에 옮기진 않았지만 임시조치 관련 법조항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걸 정도였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실질적인 법 개정에 한 발짝 다가갔다.

문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기존 홍보수석을 없애고 국민소통수석을 만드는가하면, 국가의 정책을 국민과 오롯이 나눈다는 취지로 최근엔 ‘광화문1번가’라는 소통 창구를 만들었다. 온·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소통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특히 대선 기간 동안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취지의 공약을 내놓고 이를 실행할 위원회도 꾸렸다.

‘표현의자유위원회’란 이름 아래 유승희 의원이 위원장을, 세월호 변호사로 유명한 박주민 의원 등이 상임부위원장을 맡았다. 이들 의원은 지난해 8월 임시조치와 관련된 법 개정안을 유 의원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이미 상정해 놓은 상태다.

이를 통해 문 대통령의 공약을 실천해 나갈 사안은 크게 네 가지다. ▲위헌 결정된 인터넷실명제 관련 잔존 제도 개선 ▲포털의 임시조치 제도 개선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언로확보 ▲명예훼손죄 남용 방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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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자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은 지난 2015년 국감 때 모습.
이 중 우리 실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닿아 있는 것이 바로 임시조치 제도이기에 이번 정부에서도 해당 법조항에 대한 개정 의지가 강하다. 개정안은 글쓴이가 요청하면 즉각적인 글 복원을 명시한 ‘방어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차단 요청자와 정보 게시자 간 형평성을 맞추자는 것이다.

유승희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회에서 추가로 (개정안이) 진행된 내용은 없지만 방통위와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이견을 좁히는 중이다”며 “행정부의 의지가 강한 만큼 해당 법안이 국회에서 잘 통과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시조치는 무조건 악법?

하지만 관련 법 개정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임시조치 남발에 따른 표현의 자유 위축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인터넷상의 가짜뉴스나 명예훼손, 특히 악의적으로 교묘하게 퍼뜨린 허위사실을 적시한 글들을 어떻게 막겠느냐는 것이다. 또 이른바 ‘잊혀질 권리’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지금, 임시조치를 무조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악법으로 치부하면 안 된다는 게 반대 진영의 논리다.

실례로 미국의 경우엔 인터넷 사업자에게 법적 책임을 주지 않기 때문에 게시물에 대한 어떤 권한도 없다. 그러다보니 온라인 명예훼손이 미국에서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너무 보호하니 반대로 인격권 침해가 쉽게 일어나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박아란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세계 어느 나라도 이와 관련해 최고의 방법을 갖고 있다 말하기 어렵다. 이런 딜레마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조승오 변호사도 “표현의 자유만큼이나 인격권도 중요하다”고 전제하며 “가짜뉴스 같은 그럴싸한 글들이 난무하는 지금, 글 내용이 허위여도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를 두고 법적 판단을 거치면 개인의 명예나 인격권은 이미 침해된 이후다”라고 임시조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와 함께 기업에서도 임시조치와 관련해 잘못된 방식으로 악용하는 소수의 업체들이 문제지 그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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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조치를 풀어달라며 한 블로거가 포털 측에 보낸 요청서 이미지.
전직 식품업계 홍보 담당자는 “실질적으로 기업 입장에선 블랙컨슈머의 악의적인 글에 대처할 수 있는 최후의 방어 기재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며 “(임시조치는) 기업 입장에선 최소한의 보호정책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 위기관리 차원에서 우리도 임시조치를 활용하기도 했다”면서도 “누가 봐도 악질적이고 심한 글에만 대응했다. 이땐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업 홍보인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이라면 아마도 임시조치 같은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기업 입장에서 보면 마구잡이로 악용할 수 있는 수단은 분명 아니다. 이런 식으로 대응했다간 자칫 온라인에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표현의 자유 vs 인격권·권리보호

민간 기업인 인터넷 사업자가 임시조치라는 칼자루를 집어든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불거진 문제점들만 봐도 임시조치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는 점에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듯 보인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권리보호라는 고유한 두 가지 가치에서 균형을 맞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 그 균형을 과연 누구의 주도하에 잡도록 할 것인가는 우리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다.

이와 관련해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임시조치는 필요하되 부분적인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논란이 되는 것은 이 제도가 악용이 됐기 때문”이라며 “정부기관, 정치인, 권력자를 대상으로 비판적인 글이나 개인 의사를 적은 글들은 아예 임시조치 심사 대상이 되지 못하도록 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정치인들의 임시조치 요청은 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명백한 허위사실에 대해선 심사를 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 여지를 남겨 놨다. 이 ‘명백한 허위사실 여부’의 판단 또한 포털 사업자의 몫이다.

최 교수는 이런 이유로 “정치나 돈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포털이 자체적으로 임시조치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며, 정부 주도의 독립적 위원회에서 임시조치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아란 연구위원은 방통위 같은 공공기관보다 중립적인 제3의 민간 기구가 임시조치를 담당 하는 게 바람직 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박 연구위원은 “일단 우리의 경우 표현의 자유가 심하게 제한되고 있으니 인격권 보호보다 표현의 자유 쪽으로 추가 옮겨 가야한다”고 전제하며 “그 균형은 포털의 뉴스제휴평가위원회처럼 포털 사업자가 민간 영역에서 자율규제 방식으로 이끌어 가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인터넷 생태계가 포털에 쏠려있으니 어차피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이런 관점에서 자율규제가 가능한 관련 기구를 만들어 위임하는 게 포털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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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조치#표현의자유#블라인드#표현의자유위원회

[출처: 더피알] http://www.the-pr.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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